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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큐어 썰說

풀 냄새나는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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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보리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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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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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마트에 가서, 

오랜만에 소고기를 구경 갔다가,

 

한우는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아 

만만한 호주나 미국산 소고기 앞을 기웃 기웃 하던 차에

 

“ 호주산” 이라는 세 글자를 보고 

옛날 이 마트에서의 추억이 떠올랐다.

 

 

 

이거는 무슨 개 소리인가 ..

 

가난한 대학시절 마트 시식 코너에서 

판촉원 누님이 구워주던 소고기 스테이크를 

냉큼 냉큼 친구와 주워 먹었다.

 

너무 주워 먹어서 민망에 하던 차에,

어릴때 잠깐 호주에서 살다온 친구가 

판촉원 누님께 한 마디를 거들었다.

 

“ 하하, 저는 호주산 소고기는 풀 냄새가 나서 

   미국산이 입맛에 맞더라구요 ,”

 

사진=뉴스1

 

 

이거는 무슨 개 소리인가 

소고기에서 풀 냄새라니…..

차라리 말을 말지 속으로 한탄 했다.

 

 친구의 헛소리를 곱씹으며,

풀 냄새 발언의 민망함을 뒤로 하기 위해.

빠르게 다른 시식 코너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나는 친구의

“ 풀 냄새 ” 발언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블링 ”

 

보통 한국에서 우수하고 맛 좋은 수입 소고기로

1등은 미국 2등은 호주로 본다.

( 미국이 60% / 호주가 30% 정도 하고 나머지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가 조금씩 팔고 있다. )

 

미국 소고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미국 소고기와 한우는 고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동일하다.

 

 

 

 

“마블링 ” 이다.

 

소고기의 살과 지방이 적적하게

섞여서 조화를 이루는 고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등급은 

살 보다는 지방의 비율이 높은 마블링이 많은 고기들이다.

 

 

 

Grain Fed - 미국 / 한국

 

미국은 소를 키울때 기본적으로

Grain 곡물을 사료로 먹인다. 

( ** 한국 한우도 사료로 키운다. )

 

이 곡물은 콩, 옥수수와 같이 

미국 광활한 대륙에 널려 있는 상품들이다.

 

이 곡물을 가공해서 사료를 만들고 

소고기들의 주식으로 사용한다.

 

콩, 옥수수 모두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들인데,

결국 미국 소들은 단백질을 주식량으로 해서 자라는 것이다.

 

사진설명

 

  Grass-Fed - 호주 / 아르헨티나

 

그렇다면, 한편으로

“풀냄새” 난다는 그 호주 소들은 무엇을 먹는가?

Grass 목초 풀을 사료로 먹고 다닌다,

 

호주에는 방목에서 소들에게 

따로 단백질로된 곡물 사료를 공급하는 대신

목초지에 널려 있는 풀을 먹게한다.

 

그래서 호주의 소고기는 미국 소보다 

지방이 더 작고 살과 근육이 훨씬 많다.

즉, 마블링이 미국 소에 비해서 현격하게 적다.

 

Group of brown and white beef cattle grazing in a pasture

 

호주산 소고기의 장점은 일단, 

생산비가 저렴하다. 

 

매우 저렴하다, 

곡물 기업에서 판매하는 사료를 구매하여 

키우는게 아닌 그냥 광활한 초지의 풀을 먹여 

방목 형태로 키운다.

 

덕분에 호주의 소들은

질병에도 미국 보다는 호주 소들이 더 강해서

각종 호르몬, 백신 주사를 덜 맞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점도 존재하는데

 

풀 냄새라고 불리는 풋풋한 냄새와

마블링 비율이 미국산 소고기 보다는 낮게 분포하는

단점을 갖게 된다. 

 

 

결국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블링도 많이 없고

고소한 기름과 맛 대신 

좀 퍽퍽한 느낌의 살만 많아서, 

 

결국 한국에서는 

인기 없는 소고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소고기였다.

 

 

업자들은 소비자의 머리 위에.

 

하지만 호주산 소고기는 신기하게 통계를 보면 

미국 다음으로 많이 수입되고 있다.

업자들은 역시 소비자의 머리위에 있었다.

 

 

축산 업자들이 호주 소고기를 

미국산 다음으로 선호하도록

만든 방법드는 의외로 간단했다.

 

 

풀을 먹고 24, 36, 48 개월 자란 호주 소들은 

도축되기 3-4개월 전부터 방목 대신 우리안에서

전에 곡물을 사료를 먹이기 시작한다.

 

3개 월 정도 계속 곡물을 먹이면,

단백질 공급 + 활동량 부족으로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한 

이 호주 소들도 마블링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리고 이 시기에 도축하여 수출하는 것이다.

 

 

결국 풀을 평생 주식으로 먹던 호주 소들이

도축되기 딱 3개월 정도만 곡물을 먹었으니,

풀 냄새 라는 특유의 풍미 / 잡내? 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친구야 미안하다 ㅜ 

 

 

서구권에서는 

풀로 키운 소고기와 곡물로 키운 소고기를 

이렇게 비교해 놓고 장단점을 분석하는 자료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풀소와 곡물소는 누가 맛있나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짜장 짬뽕과 같은 기호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지난 주말 처럼, 

마트 앞 정육 코너,

소고기 시식 코너를 지날 때면,

 

 “ 호주산 소고기는 풀 냄새가나..” 라는 

친구의 한 마디가 머릿속을 맴돌곤 한다.

 

미안하다, 친구야 내가 무지했었구나.

 

 

 

 

ps

** 광활한 초지에 소를 방목해서 키울 것 같은 미국이지만  

    실상은 소를 그냥 부지가 좀 많이 넓은 목장에서 곡물을 먹이고 호르몬, 백신 접종하며 키우고 있다.

 

 

 

 

Difference between  Grass Fed Beef and Grain Fed Beef

 

 

https://link.coupang.com/a/bq2q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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